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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정리] 두 방문객 (김희진 장편소설) - 스포 있을 수 있음 본문
도서관에서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하다가 트위터에서 책추천을 검색했다.
거기서 눈에 띄는 글을 발견했는데, 이 두 방문객 책을 추천하는 글이었다.
앉은 자리에서 한번에 책을 완독했다.
중간까지 몰입감이 좋았고, 후반부에 비밀이 풀리고 결말은 훈훈했다.
중간중간 맘을 건드는 구절들과 주인공들의 감정에 몰입하면서 나도 모르게 도서관에서 눈물을 훔쳤다.
글의 배경은 뜨거운 여름을 묘사하고 있지만, 읽는 내내 서늘한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힘든 사랑을 하는 수연인 불쌍했고, 사람 마음을 갖고 자기에게 유리하게 행동하는 세현이가 조금 미웠지만 이해가 됐다.
사랑을 할 때는 항상 진심이 되는 나에게 수연이의 독백이 공감이 가고 절절하게 느껴졌다. 사랑을 할 때면 애인과의 관계에 생각이 많아지고, 이곳저곳에 의미부여를 하는 수연의 모습이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구절]
그와 관계를 끝내고 날 때마다 나는 궁금해졌다. 그가 내 몸에서 느끼는 감정은 어떤 것일까. 내가 그의 몸에서 느끼는 감정과 비슷할까. 우리의 관계는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 걸까. 나는 그의 슬픔과 절망까지도 사랑할 자신이 있는데, 그는 나의 무엇까지 사랑해 줄 수 있는 걸까. 한번도 그에게 물어보지 못한 질문이었다.
바짝 마른 내 머리카락이 그의 맨살에 닿자 그가 말했다. "좋다. 내 맨살에 닿는 수연이 네 머리카락...."
나는 오늘도 세현이의 저 말을 나를 사랑한다는 말로 이해해 버린다.
누구든 똑같은 무게로 서로를 사랑할 수는 없어. 반드시 어느 한쪽이 더 사랑하게 돼 있지. 그게 지금 수연이 쪽이기 때문에 괴로운 것일 뿐이고. 나는 더 사랑하는 쪽이 진짜 사랑을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한사람을 16년간. 그것도 한결같이 사랑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상하게 거품 욕조에 혼자 누워 있을 때면 세현이 생각이 났다. 나에게 그는 옆에 있어도 그냥 생각나는 사람이었다. 밥을 먹고 나서 양치질을 하듯이 나에게는 그를 생각하는 일이 그러했다.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상의 그 무엇처럼. 그래서 그는 나에게 잠 같았고 속옷 같았다. 치약 같기도 하고 비누 같기도 했으며, 때로 생수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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